[중앙아시아사] - [위구르 제국의 멸망]

위구르 제국의 멸망

위구르 제국의 2대 카간인 카를륵 카간에 이어 759년 즉위한 뵈귀 카간은 20년간 당 왕조에 대한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바탕으로 중국의 풍부한 물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물질적 풍요는 위구르제국의 정치적 안정에 기여하였고 카간의 권위는 건재할 수 있었다.

뵈귀 카간의 치세에 이어 그의 후계자인 알프 쿠틀륵 빌게 카간 역시도 위구르 제국을 잘 번영시켜나갔다. 그러나 빌게 카간이 789년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위구르 제국은 위기를 맞이한다.

신임 카간들이 피살되거나 일찍 사망하게되면서 카간의 권위는 떨어졌고 몇년간의 정치적 혼란속에서 795년 재상이었던 쿠틀룩이라는 인물이 새로이 카간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 이로써 위구르 제국 카간의 지위는 야그라카르 씨족에서 에디즈 씨족으로 대체되었다.

알프 쿠틀룩 울룩 빌게 카간이라는 이름으로 8대 카간에 즉위한 쿠틀룩부터 10대 알프 빌게 카간의 치세에 까지 위구르 제국은 중흥의 기운을 보여주었다. 주변 여러 유목부족들을 압도하고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였다. 이는 키르기즈 비석에서 잘 나타난다. 이 비석은 10대 카간인 빌게 카간이 세운것으로 자신이 키르기즈를 격파하고 티베트와 카를룩 연합군을 패배시켜 페르가나와 아무다리야까지 진출 했음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알프 빌게 카간은 직접 당나라 북쪽 변경지역에 군사를 이끌고 와서 통혼을 요청하였고 당나라를 이를 거부하지 못하고 821년 목종의 누이 태화공주를 위구르에 시집보냈다.

그러나 10대 알프 빌게 카간이 사망하고 난 뒤 위구르 제국은 다시 혼란에 빠졌고 카간과 대립하던 한 수령이 키르기즈인들을 위구르 제국내에 불러들였다. 840년 키르기즈의 군대는 어떠한  군사적 저항도 없이 위구르 제국으로 침입해 들어와 카간을 살해하고 제국의 수도를 점령하였다. 이렇게 1세기 가까이 초원을 호령한 위구르 제국은 신기루같이 사라져 버렸다.

위구르를 무너트린 키르기즈인들은 위구르처럼 제국을 형성하지 못했고 수많은 위구르인들과 소그드인들은 사방으로 구심점을 잃고 흩어져 버렸다. 나라를 잃은 유랑민들은 주로 남쪽과 서쪽을 향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