治家篇
치가편에서는 집안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글들이 실려 있다. 핵가족으로 변한 현대에 있어서 가족의 개념은 옛날보다도 더 중요시 되어야 하겠건만, 오히려 그렇지 못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아래 편(篇)을 통해서 옛사람들의 치가론(治家論)을 들어보도록 하자.
司馬溫公曰, 凡諸卑幼, 事無大小, 毋得專行, 必咨稟於家長。
사마온 공이 말하였다. 무릇 지위가 낮고 어린 모든 사람들은 일이 크건 작건 구별없이 제멋대로 행할 수 없으며, 반드시 집안의 어른께 묻고 여쭈어야 할 것이다.
(字義) ○凡은 ①무릇 범. ②모든 범. ③범상할 범. ○諸는 주로 한정어로 “모든 제”의 뜻이다. ○卑는 낮을 비. ○毋(무)는 금지사. ○專은 오로지 전. 크게 두가지의 뜻으로 쓰인다. 하나는 “오로지 ~만 한다”는 뜻이고, 또 하나는 “제 멋대로, 독단으로 ~한다”는 뜻이다. 專攻(전공), 專業(전업)/ 專制政治(전제정치), 專斷(전단). 위에서는 후자의 뜻으로 쓰였다. ○咨는 물을 자. 諮와 통한다. ○稟은 품할(묻는다는 뜻이다) 품.
待客不得不豊, 治家不得不儉。
손님을 대접할 때는 풍성하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집안을 다스림에는 검소하지 않을 수 없느니라.
(字義) ○待는 ①기다릴 대. 期待(기대), 待期(대기). ②대할 대. 接待(접대), 歡待(환대). ○得다음에 술어가 오면 “~할 수 있다”의 뜻이다. ○不得不+술어: ~하지 않을 수 없다. 부득불 ~해야 한다. 不可不과 비슷한 뜻이다.
太公曰, 痴人畏婦, 賢女敬夫。
태공이 말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하느니라.
(字義) ○痴는 어리석을 치. ○敬은 ①공경할 경. ②삼갈 경. 조심할 경. 여기서는 ①의 뜻.
凡使奴僕, 先念飢寒。
무릇 노복을 부릴 때는 먼저 그들의 춥고 배고픔을 생각할지니라.
(字義) ○使는 ①사역동사로서의 使. ②부릴 사. ○僕은 종 복. 奴僕(노복), 公僕(공복) (公僕은 영어의 “public servant”란 단어를 그대로 한자의 뜻을 빌어 만든 단어인 듯하다. 공무원을 지칭한다)
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
자식이 효도하면 양친(兩親)이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루어지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雙은 두 쌍. ○親은 ①어버이 친. ②친할 친.
時時防火發, 夜夜備賊來。
수시로 불이 날 것을 막고, 밤마다 도적이 들 것을 대비할지니라.
(字義) ○역시 2.3 2.3으로 끊는다. ○명사를 중첩해서 쓰면 “모든~, ~마다”의 뜻이다. 家家戶戶(가가호호). ○防은 막을 방. ○發은 일어날 발. ○備는 ①갖출 비. 備忘錄(비망록), 裝備(장비). ②방비․준비․대비할 비. 防備(방비), 準備(준비), 備考(비고). ○賊은 ①도둑 적 ②해칠 적.
景行錄云, 觀朝夕之早晏, 可以卜人家之興替。
경행록에 이르기를, 아침 저녁의 이르고 늦음을 관찰하면 그 집안의 흥하고 쇠함을 점칠 수 있느니라.
(字義) ○早는 이를 조. ○晏은 늦을 안. ○可以는 한 단어로 “~할 수 있다”의 뜻이다. ○卜은 점 복. 점칠 복. ○替는 ①대신할 체. ②폐(廢)할 체. 현대에는 주로 ①의 뜻으로만 쓰이나, 한문에서는 ②의 뜻으로도 잘 쓰였다. ○興替(흥체)는 한 단어로 흥하고 쇠함을 뜻한다.
文仲子曰, 婚娶而論財, 夷虜之道也。
문중자가 말하였다. 혼인하고 장가드는데 있어서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들의 도리이니라.
(字義) ○문중자는 수(隋)나라때의 학자. ○婚은 혼인 혼. ○娶는 장가들 취. ○而는 앞 글과 뒷글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처럼 앞글이 반드시 절(絶)일 필요는 없다. 而의 앞 글이 명사구나 부사, 술어 등이 올 수도 있다. ○虜는 오랑캐 로.
治家篇終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