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사] - 차르 니콜라이 1세의 전쟁과 러시아 제국 <2>

오스만제국의 이집트 총독, 무함마드 알리

유럽에서의 상황이 진정되자 러시아가 영향력을 끼치고 있던 근동에서도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하였다. 자연스레 러시아의 개입사례는 더 빈번해졌다. 1832년에 이집트 무하마드 알리는 그리스 독립전쟁에서 자신의 명목상 종주인 오스만 술탄을 지지한 대가로 시리아를 얻으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그러자 그는 군대를 파견하여 시리아를 정복하고 아나톨리아까지 진출했다. 동시에 투르크도 이를 제압하러 나섰으나 오히려 무하마드의 군대에 격파당했다. 투르크의 술탄은 유럽국가들에 절박하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그러나 니콜라이 1세의 러시아는 투르크 정부를 도와주려하였다. 

1833년 2월 20일 러시아 해군 소함대가 오스만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에 도착했다. 또 몇주 후에는 약 1만의 병력이 보스포루스 해협의 아시아쪽 끝에 상륙했다. 이것이 러시아의 무장한 병력이 다르다넬스-보스포루스 해협에 모습을 드러낸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러한 러시아의 예상치 못한 모습에 유럽열강은 일제히 투르크와 이집트를 화해 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두 교전국 사이에는 퀴타히아 협정이 체결되며 러시아는 파병의 명분을 잃었다. 러시아는 오스만의 술탄과 타국의 공격에 대해 상호협의와 원조를 제공하는 운키아르 스켈레시 조약을 체결한 후 물러났다. 이 조약에서는 비밀 조항이 있었고, 투르크는 다르달네스 해협에 외국 군함이 통행하지 못하게 하는 댓가로 러시아를 원조할 의무를 벗을 수 도 있었다. 이 조약을 통해서 러시아는 쇠퇴하는 오스만 제국의 각별한 동맹국이며 보호국이 될 수 있었고, 투르크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을 획득했다.

1830년과 31년 사이 유럽과 소아시아에서 일어난 사건들로 인해서 니콜라이 1세는 보수주의 열강들 사이에서도 긴밀한 협력과 공동적 협의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니콜라이의 이러한 생각을 프로이센도 동일하게 느끼고 있었으며 동유럽 세 군주국은 1833년 회합을 가졌다. 러시아와 합스부르크 제국은 소아시아 지역에서 오스만의 지배력을 유지시킨다는 점에서 이해를 같이했으며, 프로이센과는 폴란드와 관련된 정책이 강조되었다.  세 열강은 1833년 10월 15일 베를린 협정에 서명했다. 

프랑스 2월 혁명 (1848)

유럽에서 보수주의를 지키는 수문장이 되고자 했던 니콜라이는 1848년 프랑스에서 새로운 혁명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바로 강렬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는 혁명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바로 프랑스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라인 강으로 진격하기위해서 서부 러시아에 30만에서 40만에 이르는 병력을 소집해두었다. 그러나 혁명의 불길은 생각보다 빨랐다. 한달도 되지 않아서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 일부 독일 영방국가들 사이에 대중 반란이 폭발하기 시작했고, 기존 유럽대륙의 기존 질서는 급속하게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헝가리 혁명 (1848)

니콜라이는 이러한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통주의의 수문장으로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유럽의 국면을 반혁명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반혁명 성명서를 내며 전 러시아 신민에게 호소하였다. 또한 오스트리아에 600만 루블의 차관을 지원하면서 유럽의 기존 질서중 한 축이던 오스트리아를 지원했다. 또한 군사적 움직임도 보여주었는데 1848년 7월 다뉴브의 몰다비아 공국과 발라키아 공국에서 최초로 이루어졌다. 이때 니콜라이는 헝가리에서 일어난 봉기를 진압해 달라는 오스트리아의 군사적 요청 또한 받아들여 20만에 이르는 러시아군이 헝가리에 투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헌병인 러시아의 위상은 그리 높지 못했다. 자유주의와 민족주의는 비록 패배했지만 사리지지 않았고, 유럽의 여론은 그다지 러시아에게 좋지 못했다. 그리고 차르와 친밀했던 국가들 조차 러시아의 고압적인 행동에 불만을 표했으며 심지어 도움을 받은 오스트리아조차 러시아의 도움이 고압적인 배려에 불과했다면 불만을 표했다. 이러한 러시아에 대한 전 유럽의 불만은 곧 참담한 전쟁의 패배로 나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