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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온 남자] - 7

백만번의습작

by 에이구몬 2019. 3. 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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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여기까지 이야기 하던 빅스비는 눈물을 훔쳤다.

“자네... 우는건가? 자네가 노파였던건가?”

“아니라네. 내 이름은 일라이였어”

빅스비는 한참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자신의 어머니를 버리고 부락을 위한 선택을 해야 했던 그 감정은 쉽사리 잊기엔 버거운 것이었다.

엘지는 빅스비가 좀 진정되는 눈치이자 조심히 뒷 이야기를 물었다.

“그래서 부락은 그 끝없이 뻗는 강에 도착한건가?”

“맞아. 이야기를 끝내지 못했군. 우리는 바다에 도착했어. 끝없이 뻗는 강은 바로 바다를 뜻하는 거였지. 한 일주일 정도 젊은 사람들과 아이들이 함께 달리다시피 이동했지. 아마 부락 전체가 이동했다면 한달 정도 걸렸을거야. 그 바다에 도착해서 다시 부락을 세우고 번영했지.”

“다행이구만. 거기가 어딘지는 기억하나? 친구?”

“예전에 뱃사람이였던 적이 있어서 별을 좀 볼 수 있게 되었지. 아마 거긴 지금의 아프라카 남부였을 거야. 지금보다는 해안선이 더 전진해 있던 곳에 내가 살던 곳이 있겠지.”

“이전 생을 기억한다는건 꽤나 흥미롭구만.”

아직도 감정의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빅스비를 보며 엘지스는 화제를 바꿔보고자 넌지시 물었다.

“뱃사람이었다는거 진짠가?”

“물론이지. 심지어 여러번이었어”

“맞아. 그러고보니 예전에 같이 여행갔을때 요트를 다루는게 능숙하더군. 내가 아는 자네는 펜과 종이, 책상 이 세가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말이야.”

엘지스는 함께 해안으로 놀러갔던 때를 떠올리며 말했다. 자신이 알기론 평생을 펜만 잡고 책상 앞을 떠나지 않던 빅스비가 능숙하게 요트를 다루고 매듭을 묶는걸 보면서 의아해 한적이 있었다.

“아마 나의 옛 친구들도 자네처럼 그러했겠지. 아, 여기 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가지.”

빅스비는 엘지스에게 방향을 알려주며 걸음을 재촉했다. 어느새 해가 져버려서 두 노인의 걸음은 더욱 급해졌다.

“해가 지니 날이 춥군. 그래서 더 궁금한게 있나 친구?”

“궁금한 것 천지여서 오히려 물어보기가 어렵구만...”

“천천히 물어보게나. 생각보다 가게가 멀리있군.”

둘이서 이야기를 하며 꽤 걸어온것 같은데 아직 멀었나보다. 엘지스는 스산해진 바람이 부담스러운지 외투를 껴안으며 팔짱을 낀다.

“.......그것도 궁금하군”

“어서 말해보게나.”

“이집트에서도 살아 본적 있는가 해서 말이야”

“푸하하하하하!!!!”

엘지스의 말에 빅스비는 큰 소리로 웃었다. 허리를 제끼고 눈물을 흘려가며 웃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웃음에 얼이 빠진 엘지스는 멍하니 친구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미쳤나….’

이런 엘지스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했는지 빅스비는 좀 진정되자마자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아, 미안해… 큭큭크크크크..자네가 이집트 고고학을 좋아했던게 기억이 나서 큭큭큭”

“이집트에서 살아봤었구만…? 내가 이집트 얘기를 할때마다 들어주느라 고생했겠네”

엘지스의 말에 겨우 진정되던 빅스비는 다시 웃음이 터졌고 진정되는데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바로 말해주지 친구.”

“뭘?”

“내가 위대한 왕 스네프루의 아들이자 크눔의 보호를 받는자. 쿠푸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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