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렴풋 밝은 안개 등불 삼아
큰 산 언저리 박달나무 성황목 아래 이르러
자그만 돌탑 하나, 수 없이 엉긴 뿌리를 하염없이 훑는다
떠나라 날 아프게 하는 하나하나 모난 돌같은 것들아
불어라 새벽을 이끄는 나뭇잎 흩날릴 바람아
어슴푸레 옥죄는 중후한 강 안개 따라
심연보다 어두운 검은 강 기슭 다다라
한 없이 작아진 나와 시간의 흐름을 밟는다
부드러이 물결따라 거닌 시간 속 그 안의 나를 본다
흘러라 눈물에 휩싸인 고독한 지금아
떠내려 가는 해묵어 날 괴롭히는 감정아
가거라
언젠가 내가 온 힘을 다해 붙잡았던 내가 사랑한 모든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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