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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팔반가팔수

정신분열초기/원문모음집

by 에이구몬 2018. 4. 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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八反歌八首

 

팔반가(八反歌) 여덟 수(首)는 어버이를 봉양하고 아이를 기름에 있어서, 그 부모와 자식의 사이에서 갖는 여덟 가지의 상반된 마음을 비교하여 읊은 노래이다. 아이를 대하는 마음과 늙으신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을 실례를 들어가며 그 상반된 태도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저며오지 않을 자 몇이나 될까?

 

 

 

幼兒或詈我, 我心覺歡喜, 父母嗔怒我, 我心反不甘, 一歡喜一不甘, 待兒待父心何懸, 勸君今日逢親怒, 也應將親作兒看。

 

어린 아이가 혹 나를 꾸짖으면 나의 마음은 환희를 깨닫고 부모가 나에게 성을 내면 나의 마음은 도리어 달갑지 않게 여긴다.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달갑지 않으니, 아이를 대하고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이리도 현격한고? 그대에게 권하노니, 오늘 어버이가 성내는 것을 당하거든 또한 응당 어버이를 아이처럼 보아 (기쁘게 여겨야 할 것이다.)

 

(字義) ○或은 “어떤 사람”을 가리키기도 하고, 여기서처럼 “혹시, 혹여”의 뜻도 있다. ○詈는 꾸짖을 리. ○嗔은 성낼 진. ○反(반)은 부사로 “도리어”의 뜻. ○甘은 달 감. 여기서는 타동사로 “~을 달게 여기다”의 뜻이다. ○待는 ①기다릴 대. ②대할 대. 접대할 대. ○何는 어찌 하. 무엇 하. ○懸은 ①매달 현. ②현격(懸隔)할 현. ○勸은 권할 권. ○君은 2인칭 대명사로 “그대”라는 뜻. ○逢은 만날 봉. ○也가 이렇게 문두에 나오는 것은 한문에서는 보기 드문 예이고, 주로 구어체에서 많이 쓰이는 용법이며 현대 중국어에서도 여전히 이처럼 쓰이기도 한다. 이 때 也는 흔히 한문에서 쓰이는 “어조사 야”가 아니라, “또한”(亦)의 뜻을 갖는다. 즉 현대 중국어를 예로 들면 “我也是學生”이라고 하면 “나도 학생이다”라는 뜻이다. ○應은 부사로 응당 응. ○將은 가질 장. “~을 가지고서”의 뜻으로 以와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作兒看은 “아이 보듯 한다”는 뜻이다. 作+A+看(觀): [~을] A보듯 하다.

 

 

兒曹出千言, 君聽常不厭, 父母一開口, 便道多閑管, 非閑管親掛牽, 皓首白頭多諳練, 勸君敬奉老人言, 莫敎乳口爭長短。

 

어린 자식들은 천 마디의 말을 하되 그대가 듣기에 늘 싫어하지 않고, 어버이는 한번 입을 벌려도 곧 쓸데없는 간섭이 많다고 한다. 쓸데없는 간섭이 아니라 어버이는 마음이 쓰여서 그런 것이다. 흰 머리, 센 머리가 되도록 오래 살았으니 알고 경험한 것이 많기 마련이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은 사람의 말을 공경하여 받들고, 젖내 나는 입으로 일의 길고 짧음을 다투지 말지니라.

 

(字義) ○曹는 무리 조. 다른 말에 붙어서 복수 명사를 만들어 준다. ○便은 문득 변, 곧 변. ○道는 말할 도. ○多+명사(구) : ~이 많다. ○閑은 한가할 한. “쓸데없다”는 뜻도 있다. 󰄤閑談(쓸데없는 말) ○管은 주관할 관. 간섭한다는 뜻도 있다. 중국인들이 가장 잘 쓰는 말 중에 하나가 “吾不管”(내가 알 바 아니다. 상관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閑管: 쓸데없는 간섭. ○掛牽(괘견)은 마음이 쓰인다. 마음에 걸린다. 등등의 뜻으로 현대 중국어에서 주로 쓰이는 한 단어이다. ○皓는 흴 호. ○諳은 알 암. ○敎는 사역 동사이다. 즉, 敎+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 令과 비슷한 뜻이다.

 

 

幼兒尿糞穢, 君心無厭忌, 老親涕唾零, 反有憎嫌意, 六尺軀來何處, 父精母血成汝體, 勸君敬待老來人, 壯時爲爾筋骨敝。

 

어린아이의 오줌과 똥 같은 더러운 것은 그대 마음에 싫어하거나 꺼리낌이 없으나,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는 것은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뜻이 있다. 육 척의 몸이 온 곳이 어디인가? 아버지의 정기(精氣)와 어머니의 피가 그대의 몸을 이루었노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어가는 사람을 공경하여 대접하라. 젊었을 때 그대를 위하여 살과 뼈가 닳도록 애를 쓰셨느니라.

 

(字義) ○屎는 똥 시. ○糞은 똥 분. ○穢는 더러울 예. ○忌는 꺼릴 기. ○涕는 눈물 체. 울 체. ○唾는 침 타. ○零은 떨어질 령. 영(0) 령. 󰄤零落(영락), 零點(=빵점) ○反(반)은 부사로 “도리어 반.” ○憎은 미워할 증. ○嫌은 미워할 혐. ○處는 곳 처. 何處: 어디서? 어느 곳에서? ○精은 정기 정. 깨끗할 정. ○待는 ①기다릴 대. ②대할 대. 접대할 대. ○老來人: 늙어가는 사람. ○爲爾: 爲는 위할 위. 따라서 “너를 위하여”의 뜻이다. ○筋은 힘줄 근. 근육 근. 󰄤筋肉(근육). ○敝는 헤질 폐.

 

看君晨入市, 買餠又買餻, 少聞供父母, 多說供兒曹, 親未啖兒先飽, 子心不比親心好, 勸君多出買餠錢, 供養白頭光陰少。

 

그대가 새벽에 시장에 들어가서 떡을 사고 또 흰떡을 사는 것은 보았으되, 부모에게 드린다는 것은 별로 듣지 못했고, 자식들에게 준다고들 많이 말한다. 어버이는 아직 먹지도 아니 하였는데 아이가 먼저 배 부르니, (봉양하는) 자식의 마음은 (늙으신) 부모 마음이 좋아하는 것에 비하지 못하는도다.그대에게 권하노니, 떡 살 돈을 많이 내서 늙은 어버이를 잘 공양(供養)하라. 세월은 길지 않으니...

 

(字義) ○晨은 새벽 신. ○餠은 떡 병. ○餻는 흰떡 고. ○少+명사구(절): ~이 적다. ○供은 바칠 공. ○啖은 먹을 담. ○比는 견줄 비. 비할 비. ○出은 타동사로 ~을 내다. ○供養은 음식을 잘 갖춰 대접한다는 뜻이다. ○光陰은 시간, 세월의 뜻.

 

 

市間賣藥肆, 惟有肥兒丸, 未有壯親者, 何故兩般看, 兒亦病親亦病, 醫兒不比醫親症, 割股還是親的肉, 勸君亟保雙親命。

 

시장에 있는 약 파는 가게에는 오직 아이를 살찌게 하는 약은 있으되, 어버이를 튼튼하게 하는 약은 없으니 무슨 까닭으로 이 두가지를 보는고? 아이도 병들고 어버이도 병들기는 마찬가지이거늘 아이의 병을 고치는 것이 어버이의 병을 고치는 것에 비하지 못하는구나. 넓적 다리를 베더라도 도로 어버이의 살이로세. 그대에게 권하노니 빨리 두 어버이의 목숨을 보전하라.

 

(字義) ○肆는 가게 사. 저자 사. ○丸은 알 환. ○者는 것 자. ○壯親者는 어버이의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 튼튼하게 하는 약. ○故는 까닭 고. ○般은 가지 반. ○症은 병 증. 󰄤痛症(통증). ○股는 (넓적)다리 고. ○還은 부사로 “도리어”의 뜻. 還是~~: 도리어 ~~이다. ○的은 주로 구어체에서 쓰이는 관형격 조사이다. 즉, “之”와 뜻이 같다. 우리말로는 “~의”의 뜻이다. ○割股還是親的肉: 옛날 효자들 중에는 어버이의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리기 위해 자신의 넓적 다리 살을 베어 먹이게 했다는 일이 많이 있다. 여기서도 그런 예를 들어서 정녕 어버이를 위해 약을 사드릴 돈이 없다면 자신의 다리를 베어서라도 어버이의 몸을 보호해 드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한 말이다. 또한 자신의 다리를 베더라도 이는 또한 어버이가 자신에게 물려준 몸이니 도로 어버이의 살이라는 뜻이다. ○亟은 빠를 극. 주로 부사로 쓰인다. 즉, “빨리”의 뜻이다. ○命은 목숨 명.

 

 

富貴養親易, 親常有未安, 貧賤養兒難, 兒不受饑寒, 一條心兩條路, 爲兒終不如爲父, 勸君兩親如養兒, 凡事莫推家不富。

 

부하고 귀하면 어버이를 봉양하기 쉬운데도 어버이는 항상 미안함이 있고, 가난하고 천하면 아이를 기르기 어려운데도 아이는 배고프고 추운 것을 받지 않는다. 한 가지 마음에 두 가지 길이니, 아이를 위함이 마침내 어버이를 위함만 못하구나. 그대에게 권하노니, 양친을 아이 봉양하듯 하고 모든 일을 집이 부유하지 못해서라고 미루지 말라.(핑계를 대지 마라)

 

(字義) ○“~~易, ~~難”의 대구문을 파악할 것. ○饑는 주릴 기. ○條는 가지 조. 󰄤法條文(나뭇가지처럼 법에 관한 사항을 갈래 갈래 나누어 정해 놓은 글) ○爲는 위할 위. ○終은 부사로 마침내, 결국, 끝내. ○推는 밀 추. 󰄤推理(미루어 판단함), 推算(미루어 셈함).

 

 

養親只二人, 常與兄弟爭, 養兒雖十人, 君皆獨自任, 兒飽暖親常問, 父母饑寒不在心, 勸君養親須竭力, 當初衣食被君侵。

 

어버이를 봉양함에는 다만 두 사람인데도 늘 형제가 더불어 다투고, 아이를 기름에는 비록 열 사람이라도 그대는 모두 혼자 스스로 맡으려 한다. 아이가 배 부르고 따뜻한 것은 그 어버이가 늘 물으나, 부모가 배 고프고 추운 것은 마음에 있지도 않구나. 그대에게 권하노니, 어버이를 봉양함에는 모름지기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애당초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그대에게 빼앗겼느니라.

 

(字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A+在+B: A가 B에 있다. ○任은 맡을 임. ○須는 모름지기 수. “모름지기 ~해야 한다”는 뜻이다. ○竭은 다할 갈. “竭力”은 자주 쓰이는 표현. ○被는 입을 피. 被는 위 문장에서처럼 피동형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侵은 침노할 침. 󰄤侵犯(침범), 侵略(침략).

 

 

親有十分慈, 君不念其恩, 兒有一分孝, 君就揚其名, 待親暗待子明, 誰識高堂養子心, 勸君漫信兒曹孝, 兒曹親子在君身。

 

어버이는 100% 자애로움이 있어도 그대는 그 은혜를 생각하지 아니하고, 아이에게 10% 효도함이 있어도 그대는 곧 그 이름을 널리 세상에 날리려 한다. 어버이를 대접하는 것은 어둡고, 자식을 대하는 것은 밝으니, 누가 고당(高堂)의 자식 길렀던 마음을 알아줄 것인가? 그대에게 권하노니 아이들의 효도를 그냥 헛된 것으로 믿고 넘겨라. 아이들의 어버이도 부모의 자식도 그대의 몸에 있는 것이니라.

 

(字義) ○十分은 관용적인 표현으로 100%. 󰄤능력을 십분(十分) 발휘하다. ○就는 ①나아갈 취. ②곧 취. 주로 고대 한문에서는 ①의 뜻으로만 쓰이나, 구어체 또는 현대 중국어에서는 ②의 뜻으로도 쓰인다. ○揚名은 관용적인 표현으로 “이름을 널리 날리다”의 뜻. ○揚은 날릴 양. ○待는 ①기다릴 대. ②대할 대. 접대할 대. ○高堂은 남의 어버이를 높혀 이르는 말. ○漫(만)은 술어앞에 붙어서 “부질없이 ~하다”의 뜻. ○兒曺親: 아이들의 어버이. ○子는 자식.

 

 

八反歌八首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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